시사 칼람(Kalam) 17호 이스라엘이 네타냐후의 귀환을 우려하는 이유 (성일광)

관리자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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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칼람(Kalam) 17호. 2022년 11월 17일 목요일  

(칼람은 아랍어로 말을 뜻합니다.)


이스라엘이 네타냐후의 귀환을 우려하는 이유


성일광 유로메나연구소 책임연구원



네타냐후가 돌아온다. 지지자들은 네타냐후를 ‘멜레크 이스라엘(이스라엘 왕)’으로 부른다. 1년 6개월의 공백을 깨고 ‘이스라엘 왕’이 국회 전체 120석 중 64석을 확보해 화려하게 복귀한다. 2019년 뇌물, 사기, 배임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는 재판 중 리쿠드당 대표로 선거를 이끌었다. 이른바 ‘방탄용’ 총선을 치른다는 비판에도 대승을 거두었다. 만약 총리가 되면 유죄 확정이 선고될 때까지는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다.

 

재판 중에도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총리직까지 오르는 것은 이스라엘 정치사에도 흔치 않은 일이다. 1977년 이츠하크 라빈 총리는 부인 레아 라빈이 법을 어기고 미국 외환 달러 통장을 소유하는 바람에 총선을 6주 남겨놓고 총리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8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총리직을 내려놓았다.

 

도덕적 흠결투성이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어떻게 32석을 얻을 수 있었을까? 첫째, 작년부터 이스라엘 여론의 최대 관심사는 안보다. 이스라엘은 작년 5월 하마스와 10여 일간 무력 충돌을 벌였는데, 이스라엘 내 아랍인들이 유대인을 공격하면서 내전으로 번질뻔했다. 올해는 이스라엘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모의하거나 감행했다는 이유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자생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사자의 소굴(Lion’s Den)’을 제거하는 군사작전을 벌였다. 이처럼 불안한 국내 치안 때문에 이스라엘 유권자들이 우파 정당에 표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둘째, 반네탄냐후 진영에 선거 공학을 고려한 전략 자체가 없었다. 이스라엘 선거제도는 전국을 단일선거구제로 해서 표를 가장 많이 얻는 정당 순으로 의석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최소 득표율을 얻어야 의석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전체 투표수의 3.25%를 얻지 못한 정당은 1석도 얻지 못한다, 따라서 반네타냐후 진영은 소수 아랍정당이 서로 연대하거나 좌파 진영 정당이 연합하도록 중재자 역할을 했어야만 했다. 야이르 라피드 총리는 적어도 자신의 당과 정치 이데올로기 및 가치를 공유하는 좌파 정당 메레쯔가 의석을 확보하도록 지지를 호소해야 했다. 메레쯔는 3.15%를 얻는 데 그쳐 득표율 3.25% 확보에 실패하면서 단 1석도 얻지 못하면서 15만 지지표가 사표가 되었다.

 

네타냐후 연정에는 극우파 정당이 참여하고 있다. ‘유대인의 힘’이란 뜻을 가진 “오쯔마 예후딧(Otzma Yehudit)”당의 벤그비르(Itamar Ben Gvir)는 과거 극우단체 “카흐(Kach)”의 일원으로, 아랍인을 공격한 유대인을 변호한 변호사였다. 카흐는 아랍인을 몰아내야 한다는 아랍인 차별주의, 유대인 순혈주의를 표방한 유사 파시즘과 폭력 정당화를 주장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극우단체였다. 비록 지금은 카흐의 사상을 따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극우 정치인 벤그비르는 카흐를 창설한 극우파 카하네(Meir Kahane) 추모 기념식에 참석했다. 여전히 의심스러운 행적이다.

 

극우당과 연대하고 있기에 네타냐후 집권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우선 극우당이 네타냐후를 향하고 있는 검찰 수사의 칼날을 막기 위해 형법 체계를 바꾸려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종교 시온주의 극우파 정당 지도자 스모트리치(Bezalel Smotrich)는 정치 시스템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사기와 배임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모트리치는 이스라엘 사법 체계가 우파 정당과 정치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새 정부가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고 있는 사법 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크다. 극우파는 이스라엘 의회가 통과한 법률안을 대법원이 무효화시킬 수 있다고 불만이다. 따라서 무효화 된 법안을 의회에서 다시 발의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려고 한다. 소수의 대법원 판사가 사법체계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고쳐야 민주주의가 회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극우파들이 대법원을 무시하고 제정하려는 법안이 인권을 유린하거나 극우적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난민과 이주 신청자를 추방하기 전에 무기한 억류하거나, 정통파 남성의 군복무 면제, 팔레스타인 사유지에 세운 정착촌을 소급하여 합법화하려고 한다. 반네타냐후 진영은 극우파들이 원하는 변화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비판하면서 삼권분리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극우파들이 사법체계를 뒤흔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를 악화하여,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이스라엘과 수교한 UAE와 관계를 어렵게 몰고 갈 수 있다. 벤그비르를 치안부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스모트리치는 한술 더 떠 국방장관직을 원하고 있다. 미국도 네타냐후가 극우파 벤그비르를 새 내각에 임명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10일 벤그비르가 카흐를 창설한 메이르 카하네 추모식에 참석하자 미 국무부 대변인 프라이스(Ned Price)는 “테러리스트 조직의 유산을 추모하는 행위는 혐오스럽다”며 비판했다. 미국의 유력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과 미국유대인위원회(AJC)도 극우 정치인 벤그비르의 내각 참여를 우려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정계 복귀를 코앞에 둔 지금 이스라엘은 정치와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자문하며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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